21_나르시시스트는 왜 다른 사람의 공감에 인색할까?

 

목차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이유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한계 감정을 느끼기보다 해석하는 방식 공감이 관계 위계에 위협이 될 때 선택적 공감: 이용할 가치가 있을 때만 공감하지 않는 관계가 주는 피로감 나르시시스트와 건강한 거리 두기

 

 

 

1. 공감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는 이유

나르시시스트와 가까운 관계를 맺다 보면, 때로는 이렇게 느끼게 됩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내 입장을 전혀 이해하려 하지 않을까?”
하지만 중요한 건, 이들이 정말 공감 능력이 없는 걸까요? 아니면 일부러 공감하지 않는 걸까요?
많은 심리학자들은 나르시시스트가 ‘공감 불능’이기보다는, 공감할 능력은 있지만 의지가 없거나 제한적으로만 사용한다고 분석해요.
즉, 공감은 할 수 있지만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판단될 때는 일부러 하지 않는 쪽을 택하는 거죠.
공감이란 감정의 교류이고, 이는 때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거든요.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이미지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에 깊이 들어가는 걸 회피하려는 경향을 보입니다.

 

2. 자기 중심적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한계

나르시시스트는 세상을 ‘나’를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합니다.
자신이 중심에 있어야만 안정감을 느끼고, 누군가가 더 주목받거나 자신보다 감정적으로 앞서 있는 상황을 매우 불편해해요.
이러한 사고방식은 타인의 감정에 귀 기울이는 것 자체를 부담스럽게 만듭니다.
왜냐하면, 누군가의 고통에 공감하려면 일단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상황을 바라봐야 하잖아요.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입장이란 개념 자체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누군가 힘든 하루를 보냈다고 하소연하면 “그 정도로 힘들면 나는 어떻게 살아?”라고 받아치는 식이죠.
이건 단순히 이기적인 게 아니라, 타인의 감정을 자기 기준에서 해석해버리는 습관에서 비롯된 반응이기도 합니다.

 

3. 감정을 느끼기보다 해석하는 방식

나르시시스트는 감정을 진짜로 느끼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들은 자기 감정조차도 ‘표현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타인의 감정은 그저 정보로 받아들일 뿐인 경우가 많아요.
즉, 슬퍼하는 사람을 보면 함께 슬퍼하기보다는 ‘이 사람은 지금 나에게 관심을 끌려고 하네’, ‘약해 보이네’라고 해석하는 식이에요.
이런 방식은 공감을 차단하고, 감정 간극을 더 크게 만듭니다.
물론 모든 나르시시스트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정서적 상호작용에서 감정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고 계산적이라는 건 대부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에요.

 

4. 공감이 관계 위계에 위협이 될 때

나르시시스트는 관계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걸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상대방이 약해 보이고, 자신은 강한 입장에 있어야 안정을 느끼죠.
그런데 공감이라는 건 상대의 고통이나 감정에 귀를 기울이는 행동이고, 이건 때때로 상대를 인정하거나, 심지어 사과를 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이어지잖아요.
이건 나르시시스트가 받아들이기 매우 어려운 부분이에요.
왜냐하면 공감은 곧 관계의 수평화를 의미할 수 있고, 이는 그들의 입장에선 ‘권력의 손실’로 느껴지기 때문이죠.
그래서 공감하지 않거나, 최소한의 공감만 제공하면서도 “나는 네 입장 이해하지만 그건 너 문제야” 같은 식으로
자신의 우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상대를 감정적으로 고립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선택적 공감: 이용할 가치가 있을 때만

흥미로운 건, 나르시시스트가 공감을 완전히 못하는 건 아니라는 점이에요.
실제로 이들은 누군가를 매혹시키거나,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고자 할 땐 상대의 감정에 놀라울 정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연애 초반에는 “네가 얼마나 외로운지 내가 너무 잘 알아”라며 감정을 세심하게 보듬는 태도를 보이지만, 관계가 안정된 뒤에는 그 관심이 사라지고 오히려 감정을 무시하거나 조롱하는 방향으로 바뀌는 거죠.
이런 행동은 그들이 공감을 ‘도구’처럼 사용한다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감정을 정말 나누기보다는, 감정을 통해 상대를 조종하고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목적이 우선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6. 공감하지 않는 관계가 주는 피로감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는 대화나 위로, 감정 공유가 한 방향으로만 흐르는 느낌을 줄 수 있어요.
“나는 언제나 이 사람을 이해하려고 애쓰는데, 왜 이 사람은 한 번도 내 감정을 받아주지 않을까?”
이런 질문을 반복하다 보면 상대는 점점 더 감정적 외로움과 소외감을 느끼게 됩니다.
더 심하면, ‘내가 너무 예민한가?’, ‘이 정도는 혼자 넘겨야 하는 건가?’라며 자기 감정을 억누르거나 의심하는 상황에 빠지게 되죠.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은 감정 소진이 일어나고, 자존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공감이 부족한 관계는 정서적 고립을 부르는 지름길이에요.

 

7. 나르시시스트와 건강한 거리 두기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중요한 건, 상대의 공감 부족을 나의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 사람의 공감력 부족은 내가 부족하거나 덜 소중해서가 아니라, 그 사람이 감정을 다루는 방식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또한 그들의 감정적 반응이나 무관심에 너무 깊이 반응하기보다는, 자신의 감정을 확인하고 지키는 것에 집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때로는 감정적으로 거리를 두고, 감정 노동을 줄이는 것이 자신의 정서 건강을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돼요.
필요하다면 전문 상담을 통해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연습도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