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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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르시시스트는 정말 공감 능력이 없을까?
나르시시스트를 떠올리면, 흔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죠. 그리고 그 이미지 속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이 바로 ‘공감 능력의 부족’입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 “이 사람은 내 감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 “말은 듣는 척하는데 아무 감흥이 없어 보여” 같은 말들을 자주 해요. 그렇다면 이들은 정말 ‘공감’이라는 감정 자체를 느끼지 못하는 걸까요?
완전히 그렇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상황에 따라 공감을 흉내낼 수 있어요. 하지만 그 공감은 진심에서 나오는 감정의 공유가 아닌, 관계를 유지하거나 조종하기 위한 계산된 반응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이 진짜로 느끼는 건 ‘상대가 무엇을 느낄지’가 아니라, ‘내가 이 상황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이득이 될지’입니다.
2. ‘이해’는 하지만 ‘느끼진’ 않는 사람들
나르시시스트는 의외로 감정적으로 둔감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는 데 꽤 민감해요. 다만 그 감정을 공감하고 같이 느끼는 능력에는 결함이 있어요. 예를 들어 누군가가 슬퍼하고 있을 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함께 마음 아파하며 위로하려 하겠지만, 나르시시스트는 그 사람의 슬픔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을지’를 먼저 계산합니다.
그래서 “그래, 많이 힘들었겠다”는 말은 할 수 있지만, 그 말에 따뜻함이나 정서적 울림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말은 맞는데, 정서적 연결이 안 되는 느낌. 그건 단순한 성격 차이가 아니라 감정을 나누는 데 필요한 공감 회로 자체가 약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감정을 ‘분석’할 수는 있어도, ‘같이 느끼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3. 감정을 이용하지만 감정은 책임지지 않는 태도
공감 결핍의 또 다른 문제는, 이들이 상대의 감정을 전략적으로 활용한다는 점입니다.
슬픔, 죄책감, 불안, 미안함 같은 감정은 건강한 관계에선 서로를 배려하고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죠.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이 감정들을 상대를 조종하고 우위를 점하는 수단으로 삼기도 해요.
예를 들어, 상대가 미안해하면 그 감정을 더 부풀려 “그래서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데!”라고 몰아세우거나, 상대가 우울해지면 “그렇게 감정적으로 굴면 내가 불편하잖아”라고 하면서 오히려 상대의 감정을 문제 삼죠.
즉, 감정을 도구처럼 쓰는 반면, 그 감정을 진짜로 책임지거나 감싸주는 역할은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이는 공감 능력의 결핍이 단순히 ‘못 느껴서 생기는 무감각’이 아니라, 관계를 자기중심적으로 이끌기 위한 의식적인 선택과도 연결돼 있어요.
4. 감정의 거리두기와 정서적 회피
이들은 누군가가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려 할 때, 불편함을 느끼고 정서적 거리두기를 시도합니다.
예를 들어 상대가 “나 요즘 마음이 너무 힘들어”라고 말하면, 처음엔 “왜?” 하고 묻지만, 대화가 길어지고 감정이 깊어질수록 “또 그 얘기야?”, “좀 긍정적으로 생각해” 같은 말로 피하려 해요.
이건 단순한 무관심이 아니라 정서적 친밀감을 회피하려는 방어기제입니다. 왜냐하면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면, 그만큼 자신도 책임져야 하고, 취약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감정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도 솔직하지 못해요. 그래서 자신도 외롭고 공허함을 느끼지만, 그걸 누구에게 털어놓거나 기대는 법을 몰라요. 감정은 그저 부담스럽고, 제어가 필요한 대상일 뿐이죠. 이런 태도는 결국 진짜 관계를 맺기 어렵게 만듭니다.
5. 공감 결핍이 관계에 미치는 영향
공감 능력은 모든 인간관계의 기본이에요.
그게 부족하면, 관계는 일방적이 되기 쉽습니다.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에서 자주 나타나는 문제는, 상대방만 감정을 나누고, 나르시시스트는 그 감정을 수용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상대가 울고, 위로를 구하고,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놔도, 돌아오는 건 “그만 좀 해”, “피곤하게 왜 그래?”라는 반응일 수 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감정을 표현하던 사람은 점점 무기력해지고,
‘이 사람에겐 말해봤자 소용없다’는 마음이 들게 되죠.
그 관계는 더 이상 위로도, 공감도, 회복도 없는 정서적으로 고립된 연결이 되어버립니다.
그리고 결국, 진심을 나누지 못하는 관계는 오래가지 못하게 됩니다.
6. 나를 보호하는 감정적 경계 만들기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지키기 위한 ‘감정적 경계선’이 무엇보다 중요해요.
“이 사람은 내 마음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게 내 기대치를 조절할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내 감정을 억누르거나 왜곡하면서까지 그 사람에게 맞추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감정을 나눌 수 없는 사람에게 억지로 감정을 이해시키려 하면, 그 과정에서 상처는 더 커지기 마련이에요.
“이건 나에게 중요한 감정이야”라는 기준을 갖고, 상대가 그 감정을 무시하거나 조롱한다면, 그 순간만큼은 멀어질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건 나를 위한 ‘이기심’이 아니라, 정서적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선택이에요.
7. 공감받지 못한 고통은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공감을 받지 못하는 관계에서 가장 힘든 건, 내 감정이 무시되거나 왜곡될 때 오는 심리적 외로움이에요.
그 외로움은 때때로 “내가 너무 예민한 건가?”, “내가 과민하게 반응하는 건가?”라는 자기 의심으로 이어지죠.
하지만 기억하세요. 감정은 잘못이 아닙니다.
당신이 느낀 외로움, 슬픔, 서운함은 그 자체로 정당한 감정이에요.
그 감정을 무시하고 회피하는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는 스스로를 다독이고, 감정을 돌봐줄 수 있는 새로운 관계망이 필요합니다.
때로는 친구나 가족, 혹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내 감정이 이해받고 존중받을 수 있는 공간”을 다시 만들어야 해요.
그 공간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공감받지 못한 고통을 회복하고, 다시 안전한 관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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