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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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해자 코스프레의 심리 구조
우리는 누군가를 피해자라고 느낄 때, 자연스럽게 그 사람을 이해하려 하고, 편을 들어주고 싶어집니다. 나르시시스트는 이런 심리를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갈등이 생기거나 자신의 이미지에 손상이 갈 위기가 오면, 곧바로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았는지”, “상대가 얼마나 모질게 했는지”를 강조하며 자신을 피해자로 포장합니다. 이 과정에서 사실 관계나 정황은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감정적으로 주변을 설득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허물이나 문제를 인정하기보다는, 언제나 자신이 ‘억울한 사람’이자 ‘상처받은 사람’이라는 입장을 유지하려 해요. 왜냐하면 피해자의 위치는 비난을 피하면서도 동정을 받을 수 있는 아주 안전한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2. 자신은 항상 옳고, 상대는 가해자?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자존감을 유지하기 위해 ‘완벽한 나’를 계속해서 유지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잘못을 인정하는 순간, 스스로의 이상적인 자아상이 무너진다고 느끼죠. 이 불안을 피하기 위해, 모든 갈등과 문제는 상대의 책임이라고 믿고, 그렇게 포장해버립니다.
예를 들어, 연인 관계에서 “왜 그렇게 무시해?”라고 말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먼저 무시하거나 거리를 두었던 경우, 자신의 행동은 설명하지 않고 “난 늘 노력했는데, 상대가 나를 모른 척했다”는 서사를 만들어냅니다.
이 서사 속에서 자신은 언제나 성실하고 착했던 사람이고, 상대는 감정 없는 차가운 사람, 혹은 예민한 사람으로 그려지죠.
이런 식으로 문제의 핵심은 왜곡되고, 결국 모든 일의 원인을 ‘상대의 문제’로 돌려버립니다.
3. 책임을 회피하고 죄책감을 전가하는 방식
피해자인 척하는 행동은 결국 책임 회피의 기술이기도 해요.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내가 그 부분은 잘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보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절대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오히려 “네가 나한테 그렇게 했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반응한 거야”라는 식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죠.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상대는 점점 죄책감을 느끼고, 나르시시스트를 다치게 한 사람처럼 느끼게 됩니다.
그 감정이 깊어지면, 결국은 본인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내가 너무 몰아세웠나?”, “그 사람도 참 힘들었겠지”라며 스스로를 설득하게 돼요.
4. 주변 사람들까지 조종하는 감정 프레임
피해자처럼 행동하는 나르시시스트는 그 연기를 상대에게만 하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에게도 끊임없이 자신이 피해자였다고 말하며 공감과 동정을 이끌어내려 해요.
이 과정에서 진실은 흐릿해지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제3자는 “그 사람이 진짜 많이 힘들었겠다”는 식의 오해를 하게 됩니다.
이게 반복되면, 나르시시스트는 갈등이 생겨도 언제나 ‘사회적 지지’를 등에 업고 문제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요.
그리고 그렇게 얻은 연민을 이용해 상대를 고립시키거나, 문제의 원인을 왜곡하는 데 활용하죠.
결국 피해자 코스프레는 사적인 관계를 넘어서, 사회적 조작의 도구로도 작동하게 됩니다.
5. 연민을 이용한 통제의 심리
많은 사람들은 누군가가 슬퍼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본능적으로 그 사람을 보호하려 해요.
나르시시스트는 바로 그 지점을 정확히 노립니다.
“난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어”, “그때 내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알아?” 같은 말로
상대방의 연민을 자극하고, 그 감정을 통해 다시 관계의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를 하죠.
이런 방식은 겉보기에는 “솔직하게 자기 감정을 드러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그 감정을 책임감 있게 풀어나가는 게 아니라, 조종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에 가깝습니다.
상대는 그 말들을 듣고 나면 자신이 가혹했던 건 아닌가, 혹은 너무 냉정했던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결국은 다시 그 사람의 입장에 맞춰 행동하게 됩니다.
이런 식의 연민을 유도하는 방식은, 아주 은근하고 교묘하지만 상대를 계속해서 ‘죄책감의 감옥’에 가두는 작용을 해요.
6. 피해자인 척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대응할까
나르시시스트의 피해자 프레임에 자주 노출되다 보면 상대방이 겪은 고통을 의심하는 것조차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하지만 꼭 기억하셔야 할 건, 진짜 피해자는 ‘상황을 설명하려 하지’ 조작하지는 않습니다.
누군가가 늘 자신만 상처받았다고 말하면서 당신의 고통은 ‘네가 만든 거야’라고 몰아붙인다면, 그건 정서적 진실성보다는 심리적 조종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럴 땐, 상대의 말에 무조건 반응하기보다는 내 감정과 사실을 먼저 점검하고, “이건 내가 책임질 일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식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요.
또한, 필요하다면 제3자와의 대화를 통해 상황을 객관화하는 것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를 지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7. 그 이야기 속에 ‘나’는 있나요?
관계란 서로의 감정을 나누고,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하는 공간이어야 해요.
하지만 누군가가 언제나 피해자라고 주장하며 그 관계에서 벌어진 모든 문제를 상대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면
그건 건강한 관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당신의 입장과 감정은 늘 그 사람의 이야기에서 지워지고 있지는 않나요?
“나는 왜 항상 미안해야 하지?”,
“정작 내 감정은 왜 설명하지 못하고 있을까?”
이런 질문이 자주 떠오른다면 그 관계 안에서 당신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아닌 '도구'로 사용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그 이야기 속에 ‘나’의 자리를 되찾는 연습을 해보세요.
내가 느끼는 감정, 내가 기억하는 상황, 내가 겪은 고통도 그 어떤 서사보다 충분히 소중하고, 지켜져야 할 진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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