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 정말 미련이 남아서일까?
- 공급원(Human Supply)의 확보를 위한 전략
- 혼란을 통해 다시 통제하고 싶어 하는 욕망
- 자기 존재 확인과 외로움 회피
- 진심으로 사과한 것처럼 보이는 접근
- 타인을 잊지 못하게 하려는 감정적 흔적 남기기
- ‘후버링(Hoovering)’의 전형적인 행동
-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선택
정말 미련이 남아서일까?
이별한 지 몇 달이 지났는데도 나르시시스트가 불쑥 연락을 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잘 지내?", "갑자기 네 생각이 났어", "우리 다시 얘기해볼 수 있을까?" 등, 마치 감정이 남은 듯한 말들로 다시 문을 두드리죠. 이런 연락을 받으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 정말 아직 나를 사랑해서 그런 걸까?’, ‘내가 그립고 소중해서일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죠.
하지만 나르시시스트의 재접촉은 대부분 ‘미련’이나 ‘사랑’이 아니라 자기중심적인 목적에서 비롯됩니다. 그들에게는 타인의 감정보다는 자신의 만족, 통제력 회복, 공급원 확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이들의 연락에는 항상 이면의 의도가 숨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유들을 심리학적 배경과 실제 사례를 통해 깊이 있게 알아볼게요.
공급원(Human Supply)의 확보를 위한 전략
나르시시스트는 타인의 칭찬, 관심, 인정, 애정 등을 통해 스스로의 가치를 확인합니다. 이를 흔히 ‘나르시시스트의 공급(narcissistic supply)’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자신의 정체성과 우월감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공급원이 필요합니다. 이 공급원이 끊기면 불안해지고 자존감이 무너지기 시작하죠.
전 애인은 한때 이들의 중요한 공급원이었기 때문에, 그 존재 자체가 익숙하고 편리한 ‘재사용 가능한 자원’처럼 여겨집니다. 새로운 사람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리거나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않을 경우, 이전의 공급원에게 다시 손을 내미는 건 이들에게 아주 자연스러운 선택이에요.
예를 들어, 어떤 여성은 나르시시스트 전 남자친구에게 수차례 학대를 당한 후 어렵게 이별했지만, 몇 달 후 "미안해. 내가 너무 철이 없었어"라는 메시지를 받습니다. 하지만 몇 번 만남을 가진 후, 그는 곧 다시 그녀를 무시하고 통제하기 시작했죠. 결국 그는 공급이 필요할 때만 그녀에게 다가왔던 것입니다.
혼란을 통해 다시 통제하고 싶어 하는 욕망
나르시시스트에게는 상대방을 ‘완전히 잊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이별을 깨끗하게 마무리하기보다는, 상대방의 머릿속에 자신을 계속 떠오르게 만들고, 감정적 혼란을 유발함으로써 ‘보이지 않는 지배력’을 유지하려고 해요.
그래서 연락은 대개 애매하고 모호하게 시작됩니다. “잘 지내?”처럼 특별한 목적도 없어 보이지만, 받는 사람 입장에서는 수많은 생각이 들죠. "왜 갑자기 연락하지?", "혹시 후회하나?", "내가 뭘 잘못했나?" 등, 이 짧은 메시지 하나에 감정이 뒤흔들리기도 합니다.
이는 단순한 호기심이나 안부가 아니라, 상대의 감정을 다시 붙잡아 두기 위한 통제 수단입니다. 상대가 다시 흔들리기 시작하면 나르시시스트는 속으로 ‘아직 나에게 영향을 받네’라는 쾌감을 느끼고, 통제력을 되찾은 것처럼 안도하죠. 이건 절대 건강한 관계 회복의 시작이 아닙니다.
자기 존재 확인과 외로움 회피
이들은 외로움과 공허함을 견디지 못합니다. 타인과의 연결을 통해서만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외로움을 느끼는 순간 과거의 관계로 손을 뻗게 돼요. 전 애인에게 연락하는 것도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가고 싶은, 혹은 누군가에게 여전히 의미 있는 존재임을 확인받고 싶은 심리에서 비롯됩니다.
특히 주변에서 자신에게 기대하는 반응을 주는 사람이 줄었거나, 새로운 관계가 원하는 만큼 흘러가지 않을 때, 나르시시스트는 익숙한 누군가에게로 돌아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익숙함이 그들에게는 안전망이자 자기 확신의 도구가 되는 거죠.
이러한 연락은 ‘외로워서 너를 찾았어’라고 말하지 않지만, 본질은 그에 가깝습니다. "네가 그리웠어"라고 말하지만, 실제론 ‘내가 여전히 특별한 존재라는 걸 느끼고 싶어서’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한 것처럼 보이는 접근
가끔은 나르시시스트가 놀라울 만큼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내가 얼마나 나빴는지 이제야 깨달았어", "너를 잃고 나서 많은 걸 배웠어" 같은 말로, 진지하고 성숙해진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이런 말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사람은 많지 않죠. 특히 그 사람이 진짜로 변했을 수도 있다는 희망이 생기면, 다시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과가 지속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데 있어요. 처음 며칠, 몇 주는 다정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패턴이 다시 반복됩니다. 변했다는 믿음이 무너지고 나면, 다시 한 번 상처받고 후회하는 일이 생기죠.
진정한 사과는 말이 아니라 행동의 변화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말만 앞서는 사과는 나르시시스트가 다시 관계를 시작하기 위한 수단일 뿐, 본질적인 변화를 뜻하지 않습니다.
타인을 잊지 못하게 하려는 감정적 흔적 남기기
나르시시스트는 본능적으로 ‘누군가의 인생에 깊은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합니다. 그 흔적이 사랑이든 상처든 상관없이, 자신이 잊히지 않는 존재로 남는 것이 중요해요. 그래서 관계가 끝난 뒤에도 일부러 의미심장한 말이나 연락으로, 다시금 상대방의 머릿속에 자신을 떠올리게 하려는 행동을 합니다.
이런 방식은 나르시시스트에게는 감정적 권력을 갖기 위한 수단입니다. 당신이 다시 흔들리고, 혼란스러워하고, 또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것 자체가 그들에게는 일종의 성취죠.
한 예로, 어떤 남성은 전 여자친구가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갑자기 “네가 보고 싶어”라고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녀가 혼란스러워하고 연락을 이어가자, 그는 이내 다시 예전처럼 무시하거나 애매한 태도를 보였죠. 중요한 건 그가 그녀에게 돌아오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녀가 자신을 잊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었던 겁니다.
‘후버링(Hoovering)’의 전형적인 행동
‘후버링(Hoovering)’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 용어는 진공청소기 브랜드 ‘Hoover’에서 유래한 말로, 나르시시스트가 전 연인을 다시 빨아들이듯이 감정적으로 끌어들이는 행위를 뜻해요. 주로 갑작스러운 연락, 애정 표현, 미안하다는 말, 그리고 과거의 추억을 언급하면서 관계를 복원하려고 시도합니다.
이 후버링은 관계를 진정으로 회복하려는 게 아니라, 상대가 자신을 얼마나 여전히 신경 쓰는지 확인하고, 다시 이용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나르시시스트의 후버링에 대응할 때는, 다시 기대를 품기보다는 이 모든 것이 조작의 일환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대응하는 게 중요합니다.
나를 잃지 않기 위한 선택
나르시시스트가 전 애인에게 연락하는 이유는 단순한 그리움이 아닙니다. 대부분은 자기중심적인 욕구 충족, 통제력 회복, 감정적 공급 재확보를 위한 접근이에요. 이런 연락에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감정이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진짜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지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나를 떠올리는 건 내 탓도, 내 책임도 아니에요. 이제는 나 자신의 회복을 위해, 그 사람의 메시지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주도하는 삶을 살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나르시시스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55_나르시시스트가 이별 후 집착하는 이유와 대처법 (0) | 2025.07.26 |
---|---|
54_나르시시스트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벗어나려면 (1) | 2025.07.26 |
52_나르시시스트와 헤어졌는데도 자꾸 생각나는 이유 (0) | 2025.07.24 |
51_왜 어떤 사람은 나르시시스트에게 끌릴까? (0) | 2025.07.24 |
50_나르시시스트와 공감 능력이 부족한 사람의 차이점 (0) | 2025.07.24 |
49_나르시시스트는 왜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않을까? (0) | 2025.07.23 |
48_나르시시스트에게 받은 상처는 어떻게 회복될 수 있을까? (0) | 2025.07.23 |
47_가정폭력과 나르시시즘의 관계 (0) | 2025.07.22 |